양쪽 귓속이 가렵습니다.
긁다 보면 진물이 나오고 딱지가 생깁니다.
처음은 아니고 몇 번 됐어요.
나빠졌다가 좋아졌다 반복.
휴대전화를 바꾸고 무선 이어폰을 사용한 후로 종종 이렇게 귓속이 불편해집니다.
요즘 나오는 휴대전화는 유선 이어폰을 꽂을 수 있는 구멍이 없어요.
대신 블루투스로 연결해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선이 없어지니 걸리는 게 없어 편하다는 장점이 큰데 글쎄 제 귓속은 난리가 났어요.
그래서 이번 주는 이어폰을 집에 두고 출퇴근을 했습니다.
가방에 없어야 안 쓰지 있으면 뭐에 홀린 듯 귀에 꽂고 노래를 듣거나 영상을 보는 제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흥미로운 영상이 나올 때까지 의미 없이 엄지손가락을 움직입니다.
사실 어제오늘 이어폰을 안 썼어요.
귓속 가려움이 훨씬 덜해졌습니다.
출근길 풀 숲에서 자그맣게 우는 귀뚜라미 소리가 들렸어요.
여름이 지나가는 걸 아쉬워하는 매미의 울음도 또렷이 들려옵니다.
바람도 지난주보다 한결 가벼워진 느낌으로 귓가를 스칩니다.
어느 유명한 음악가의 노랫소리보다 제 마음속에 가까이 다가옵니다.
이어폰을 안 쓸 수는 없는 세상이니 버스 지하철에서는 쓰더라도
한적한 길을 걸을 때는 주위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봐야겠습니다.
소음과 전자기기에 혹사당하는 귀에게도 잠시 휴식을 줄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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