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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생활 7

회사에서 일하기 싫은 날, just goof off

회사에서는 하루에 쓸 수 있는 에너지가 한정되어 있는 것만 같습니다. 100이라고 하면 그중 절반은 천근만근 발걸음을 옮기느라 아침 출근할 때 이미 반을 써버립니다. 나머지 절반으로 8시간을 버텨야 하는데요. 그마저도 오늘은 왠지 여의치가 않습니다. 오전 내내 보고자료 만들고 언제 보고하나 부장님 일정과 상태 체크하느라 상당 부분 기력을 썼습니다. 얼마 남지 않은 걸 쥐어짜서 점심 식사 후 바로 부장님께 미팅 요청을 드렸죠. 4가지 사안이 있었는데 3번째까지는 그럭저럭 괜찮았습니다. 중간중간 "이래 가지고 안된다 어떡할래..." 등등의 추임새 공격에도 잘 넘겼습니다. 마지막 사안이 뇌관이었는데요. 나중에 혼나는 것보다 차라리 지금 한소리 시원하게 듣는 게 나을 거 같아 질렀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엄청 짜..

연휴 후유증

지난 주말은 개천절 공휴일까지 이어져 3일간의 꿀맛 같은 연휴를 보냈습니다. 쉬는 맛은 그야말로 꿀맛이지만 그 끝 맛은 한약 저리 가라 할 만큼 쓰네요. 어제 출근길은 몸이 천근만근에 기분도 영 좋지 않더군요. 그런데도 사무실 자리에 앉으니 몸의 기억으로 기계처럼 일이 됐습니다. "따르르릉~!" 왠지 받기 싫은 비서실 전화일 것만 같았어요. 아니나 다를까 회장님이 XX팀 찾으신다고 와달라는 전화였습니다. 안 그래도 무거운 몸인데 또 어떤 마음의 짐을 더하시려나 하며 회장님실로 향했습니다. 요즘 상황은 어떤가? 이 일은 어찌 되고 저 일은 저찌되는가? 왜 빨리 안 하나? ... 날카로운 창이 쏟아져 날아오는 상황에서 최대한 바짝 정신 차리고 방패를 움켜쥡니다. 허나 위치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분이기에 어쩔..

직장 생활 인간관계 - 화 다스리기 / 먼저 다가가기

회사 업무를 하면서 타 부서와 계속 부딪힘이 생기고 있습니다. 당연히 생길 수밖에 없는 것이지만 올해 들어 부쩍 늘었어요. 물건을 사는 팀과 그 물건의 상태를 관리하는 팀이라 협업이 필수인 관계고 갈등도 피할 수가 없는 게 사실입니다. 지난 주말 타 부서 담당자가 불만 섞인 업무 카톡을 보내왔습니다. 원료가 들어오면 검사 후 외주처로 보내야 하는데 그 시간이 촉박하니 빨리 넣어 달란 내용이었습니다. 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다짜고짜 저한테 불만을 토로하는 걸 보니 순간 화가 치밀어 올랐습니다. 감정을 최대한 추스르며 조목조목 답신을 보냈어요. 감정을 꾹꾹 눌러 담았지만 흘러넘치는 부정적인 뉘앙스는 숨길 수가 없었습니다. 단톡방에 같이 계시던 타 부서 부서장께서 연륜에서 나오는 가시 돋친 말로 응수하셨어요...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같이 가라!

일 년 전 저희 부서에 신입사원이 들어왔습니다. 대학 졸업을 앞두고 취업이 먼저 된 대단한 친구였어요. 96년생, 이른바 MZ세대인 그 친구는 사무실 막내답게 밝고 활발한 성격으로 친화력이 좋아 사람들과 금방 가까워졌습니다. 건물 다른 층에 있는 부서 사람들과도 말이죠. 모든 게 처음이라 막히는 부분이 많음에도 이 사람 저 사람에게 물어보며 해결해 나가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영민해서 알려주는 업무도 곧 잘하고 젊은 피답게 의욕도 넘쳤습니다. 일 년이 지난 지금은 그때와는 사뭇 다릅니다. 여기저기 걸려오는 업무 전화로 손에서 휴대전화를 놓기가 어렵습니다. 통화가 끝나면 이어지는 길고 깊은 한숨 소리가 앞자리에 앉은 저한테까지 들려옵니다. 그 친구가 맡고 있는 업무는 회사에서 중요도가 높은 쪽에 속합니..

일기 - 직장생활/회식

곧 퇴사하는 동료가 있어 송별회 겸 회식을 했다. 회사에서 점심 한끼 말고 저녁식사까지 하는 걸 극도로 싫어한다. 일과중 해야할 업무만 처리하고 칼퇴를 추구한다. 허나 현실은 야근의 연속이다. 원치 않는 회식 술자리가 생긴다. 다들 원하지 않는 걸 감수하면서 살겠거니 위안을 해보지만 이렇게 사는게 맞는건지 항상 물음표다. 풀리지 않을 최대 난제, 지금처럼 사는게 맞는건가? 회사라는 수레바퀴를 굴러가게 하는 댓가로 월급을 받고 그걸로 생계를 유지한다. 그 수레바퀴가 멈추면 내 생활도 멈춰버리는 건 아닐까 노심초사 업무에 혹사 당한다. 내가 원하는 건 뭘까 원하고 바랐던 건 뭘까...기억나지 않는다. 애초에 그런게 있었는지 조차 모르겠다. 불혹을 바라보는 나이에, 세상의 혼란스러움에 무던해진다는 나이 마흔 ..

Two Different Bosses

요즘 내 일터는 혼돈의 시간이다. 한 동료의 잘 못으로 인해 조직 전체가 의심 받고 감사를 받으며 변화의 풍랑을 맞는 중이다. 가히 그 풍랑의 한 가운데 떠있는 돗단배라 할 수 있다. 잘 못을 저지른 동료는 내쫓기듯 퇴사를 했고 그의 업무는 내게 떨어졌다. 예전부터 어렴풋이 언젠간 나한테 올 업무겠지 생각했지만, 이리 급작스레 와 버리니 매우 당혹스럽고 거부감 마저 드는게 사실이다. 완강히 거부한다는 것은 곧 퇴사, 밥벌이를 놓아버린 다는 의미이기에 마음을 다잡고 업무에 임하는 중이다.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이뤄진 업무 인수인계 덕에 사무실에서의 내 시간은 9 to 6가 순식간에 흐르지만 일이 쌓여가는 속도를 따라잡긴 역부족이다. 중간중간 상사의 도움이나 상의가 필요한데 그마저도 여의치 않다. 잘 못을..

늦은 귀갓길의 위로

종로3가역에서 5호선 마천행 지하철을 기다린다. 지금 시각은 늦은 밤10시. 평소 이 시간에는 꿈나라 갈 준비를 하고 세 식구가 눕기에는 좀 비좁은 침대 위에서 도란도란 뒹굴뒹굴 하는데 오늘은 참 많이 늦었다. 이유인즉슨 같은 사무실 동료가 부친상을 당하여 조문을 다녀왔기 때문이다. 다른 부서이긴해도 얼굴보며 지낸게 거의 3년인데 그동안 아버지가 편찮으셨다는 얘기를 이제서야 알게되었다. 주변에 참 관심이 없었다는 사실에 왠지 모를 미안한 마음이 든다. 퇴근시간, 업무를 일찍 마무리하고 조문 가기로 했는데 화수분 같은 이 놈의 일은 쉽사리 끝을 내보이지 않는다. 겨우 겨우 떨쳐낸 후 영업팀 동료의 차를 얻어타고 나, 우리팀 임대리 데리고 장례식장으로 출발. 누군가의 비고를 아는지 하늘에서는 비가 추적추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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