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 쓸거리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같이 가라!

CreamPPang 2022. 9. 22.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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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AMWORK

일 년 전 저희 부서에 신입사원이 들어왔습니다. 대학 졸업을 앞두고 취업이 먼저 된 대단한 친구였어요. 96년생, 이른바 MZ세대인 그 친구는 사무실 막내답게 밝고 활발한 성격으로 친화력이 좋아 사람들과 금방 가까워졌습니다. 건물 다른 층에 있는 부서 사람들과도 말이죠. 모든 게 처음이라 막히는 부분이 많음에도 이 사람 저 사람에게 물어보며 해결해 나가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영민해서 알려주는 업무도 곧 잘하고 젊은 피답게 의욕도 넘쳤습니다.

일 년이 지난 지금은 그때와는 사뭇 다릅니다. 여기저기 걸려오는 업무 전화로 손에서 휴대전화를 놓기가 어렵습니다. 통화가 끝나면 이어지는 길고 깊은 한숨 소리가 앞자리에 앉은 저한테까지 들려옵니다. 그 친구가 맡고 있는 업무는 회사에서 중요도가 높은 쪽에 속합니다. 만약 사회초년생의 저였다면 벌써 도망쳤을 거예요. 한숨을 내뱉으면서도 맡은 바 책임을 다하려는 그 친구가 대견하면서도 안쓰럽습니다.

사실 제코가 석자라 제 것 돌보기도 벅차거든요. 외면하고 내 길만 가고 싶다 생각도 들었지만 같은 팀 팀원으로서 함께 가야지 마음을 다 잡았습니다. 어제는 퇴근 시간이 지나도 망부석처럼 모니터를 보고 있길래 다가가 “내가 뭐 도와줄 거 없어?” 물었습니다.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없습니다." 하길래 보고서 작성은 내가 하겠다 했어요. 기다렸다는 듯이 작성할 자료를 보내주더라고요. 솔직히 하기 싫었어요. 집에 가서 가족들과 시간 보낼 황금 같은 저녁 시간에 야근이라니...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같이 가라


어디서 주워들은 구절을 떠올리며 키보드를 두들겼습니다. 두 시간 좀 넘게 야근을 하고 그 친구와 같이 사무실을 나왔어요. 무거운 짐을 함께 나른 느낌이랄까 마음이 가벼웠습니다. 요즘 신입사원 1~2년 내 퇴사율이 그렇게 높다던데 저희 팀 친구는 그러지 않도록 신경 써야겠어요. 저는 빨리 가는 것보다 오랫동안 머~얼리 가는 걸 선호하는 편입니다.

어제 야근해서 오늘은 칼퇴입니다.
모두 고생 많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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