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 쓸거리

직장 생활 인간관계 - 화 다스리기 / 먼저 다가가기

CreamPPang 2022. 9. 27.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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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


회사 업무를 하면서 타 부서와 계속 부딪힘이 생기고 있습니다. 당연히 생길 수밖에 없는 것이지만 올해 들어 부쩍 늘었어요. 물건을 사는 팀과 그 물건의 상태를 관리하는 팀이라 협업이 필수인 관계고 갈등도 피할 수가 없는 게 사실입니다.

지난 주말 타 부서 담당자가 불만 섞인 업무 카톡을 보내왔습니다. 원료가 들어오면 검사 후 외주처로 보내야 하는데 그 시간이 촉박하니 빨리 넣어 달란 내용이었습니다.

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다짜고짜 저한테 불만을 토로하는 걸 보니 순간 화가 치밀어 올랐습니다. 감정을 최대한 추스르며 조목조목 답신을 보냈어요. 감정을 꾹꾹 눌러 담았지만 흘러넘치는 부정적인 뉘앙스는 숨길 수가 없었습니다. 단톡방에 같이 계시던 타 부서 부서장께서 연륜에서 나오는 가시 돋친 말로 응수하셨어요.

“각 부서 할 일만 제대로 하고 절대 실수하지 말아요 다들.”

우리 부서 돌려 까는 건가? 실수하면 잡아먹을 건가? 짧은 카톡 대화의 여운은 생각의 꼬리를 물며 주말 내내 이어졌습니다. 조금만 에둘러 말할 걸, 참을 걸 왜 그랬지… 부정적인 감정을 내뱉으면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다는 걸 또 깨달았어요.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도 곱다’라는 속담과도 연결됩니다.

저는 감정표현을 잘하지 않는 편입니다. 회사에서는 더더욱 그렇고요. 요새 업무량이 많고 스트레스가 쌓이다 보니 본인도 모르는 사이 뚜껑이 살짝살짝 열리나 봅니다. 이렇게라도 표출되는 게 한꺼번에 폭발하는 것보다는 낫겠죠? 하지만 기분은 영 좋지 않았습니다. 당장 회사 그만두고 안 볼 사이들도 아닌지라 계속 이런 불편함을 가져가야 하는 건지 고민이 되더라고요.

원래 누군가에게 먼저 말 걸거나 다가가는 성격이 전혀 아니지만 고민 끝에 제가 한 발짝 다가가 보기로 마음먹었어요. 넓은 마음, 오픈 마인드로! 이번 주 커피 한 잔 사서 그 부서장님과 얘기 나눠보려고 합니다. 같은 배 타고 있는 동료인데 이해하고 공감해 주실 거라 믿습니다.

뒷 이야기>>>
인원수에 맞게 커피를 사들고 사무실을 찾았습니다. 마치 영업사원이 된 기분이었어요. 이게 바로 내부 영업이라는 건가요. 전에 계시던 팀장님이 팀원들 알게 모르게 타 부서에 먹을 걸 사서 돌리던 모습이 떠오릅니다. 사실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애쓴다 애써, 괜히 왔나 생각이 들었지만 얼굴에 미소를 장착하고 들어갔어요. 다들 반갑게 맞아 주시더라고요. 주로 전화나 카톡으로 업무 같이 보고 한 달에 한 번 얼굴 보는 사이들인지라 저도 왠지 반가웠습니다.

부장님과 따로 회의실에서 얘기를 나누었어요. 분위기는 부드럽고 내용은 심플했습니다. 업무가 많아 예민하고 힘든 거 안다 서로 이해하고 잘해보자 였어요. 뭔가 오해와 응어리가 풀리는 느낌이 들었고 타 부서의 입장도 이해가 되었습니다. 참 신기했어요. 이래서 대화와 소통이 왜 필요하다고 하는 건지 알겠습니다.

이제 종종 내부 영업 다녀보려고 해요. 혼자는 뻘쭘하니 팀원 한 명 데리고요. 이렇게 회사생활 스킬, 인간관계 스킬을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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