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 쓸거리

회사에서 일하기 싫은 날, just goof off

CreamPPang 2023. 1. 11. 16:30
반응형

 

 

회사에서는 하루에 쓸 수 있는 에너지가 한정되어 있는 것만 같습니다. 100이라고 하면 그중 절반은 천근만근 발걸음을 옮기느라 아침 출근할 때 이미 반을 써버립니다. 나머지 절반으로 8시간을 버텨야 하는데요. 그마저도 오늘은 왠지 여의치가 않습니다. 

오전 내내 보고자료 만들고 언제 보고하나 부장님 일정과 상태 체크하느라 상당 부분 기력을 썼습니다. 얼마 남지 않은 걸 쥐어짜서 점심 식사 후 바로 부장님께 미팅 요청을 드렸죠. 4가지 사안이 있었는데 3번째까지는 그럭저럭 괜찮았습니다. 중간중간 "이래 가지고 안된다 어떡할래..." 등등의 추임새 공격에도 잘 넘겼습니다. 마지막 사안이 뇌관이었는데요. 나중에 혼나는 것보다 차라리 지금 한소리 시원하게 듣는 게 나을 거 같아 질렀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엄청 짜증을 내더라고요. 전사적으로 중요한 프로젝트인데 원가가 달라져서 그걸 또 경영진에게 설명해야 하니 입장이 난감할 수도 있겠다 생각했습니다. '가만히 앉아서 지시만 하는 주제에...' '실무자의 고충은 1도 모르면서...' 가슴속에서 몇몇 외침들이 들려왔지만 이런저런 상황 설명을 제대로 하지 않은 저의 잘못도 있기에 "죄송합니다." 한마디만 밖으로 내뱉었습니다.

그렇게 한바탕 보고를 하고나니 이어서 해야 할 줄줄이 사탕 같은 업무들이 도통 손에 잡히지 않았습니다. 오늘 쓸 수 있는 50의 에너지가 0이 되어버린 거죠.

노란 포스트잇 종이에 해야할 일들만 써놓고 농땡이를 피웠습니다. 딱히 농땡이 부릴 것도 없어서 검색창에 "농땡이 영어로"를 찾아봤어요. goof off, slack off, mess around... 다양한 표현들이 나왔습니다. 

 

Today I just wanna goof off.

 

이런 날도 있어야죠. 기계도 아닌데 매일 똑같은 업무 효율을 낼 수는 없습니다.


오늘은 적당히 일하고 goof off 하면서 퇴근시간만 기다릴 거예요!

 

반응형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