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 쓸거리

세상에서 가장 시원한 안마

CreamPPang 2022. 7. 12. 17:58

어릴 적 엎드려 계신 아버지 등에 올라 발로 꾹꾹 밟으면 아버지는 “아, 시원하다!” 하셨습니다. 종종 그렇게 저를 등 위에 올리셨어요.
저는 아버지가 뭘 좋다 하시는지는 모른 채 놀이하는 것 마냥 즐거워했었습니다.

며칠 전 퇴근하고 돌아와 아이와 노는데 역할놀이한다고 엎드려 있던 제 등 위로 아이가 올라왔습니다.
하루 절반 가까이를 사무실 책상에 앉아 생활하는 탓에 자주 등과 허리 어깨가 찌뿌둥 합니다.
자세 교정 의자를 갖다 놓긴 했지만 어느 새부턴가 다리 꼬고 허리는 구부정, 목은 거북이 같은 불량한 자세가 나옵니다. 그래서 이 찌부둥함은 만성일 수밖에 없습니다.

특효약은 바로 딸아이의 발!

등 위에서 아이가 왔다 갔다 할 때마다 “아, 좋아 시원해!” 탄성이 절로 튀어나옵니다.
그 순간 20Kg 남짓한 무게를 실은 아이의 발은
몇 백만 원 하는 고가의 안마의자 저리 가라 하는 최고의 효과를 자랑했습니다.

그 후로도 몇 번 아이에게 부탁을 합니다.
“아빠 등 좀 밟아줄래?”
아이는 흔쾌히 대답합니다.
“그래!”

어릴 적 아버지가 저를 등 위에 올려놓고 좋아하신 이유를 이제 100% 이해합니다.
세상 시원한 안마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죠.

이런 고급 안마를 받을 수 있는 날도 머지않았습니다. 그전에 많이 해달라고 하려고요. 오늘도 부탁할 겁니다. 세상에서 가장 시원한 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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