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초, 세상에 없던 신종 역병이 창궐했습니다. COVID-19, 생소하기 그지없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장악하고 말았습니다. 그로부터 거의 3년이 다 되어 갑니다. 마스크는 신체의 일부가 된 지 오래고 지인이 감염됐다는 소식에도 의연해졌어요. 그야말로 위드 코로나, 병균과 일상을 함께해 나가는 시대입니다. 인류는 그간 발전시킨 기술과 의학의 힘으로 난관을 극복해나가고 있습니다.
현재와 맞닿아 있는, 현재와 똑 닮은 소설이 있습니다. 프랑스 작가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입니다. 페스트는 흑사병으로 불리기도 하는 중세 유럽을 휩쓴 무서운 전염병이죠. 세계적으로 1억 명이 넘는 사망자를 냈다고 하니 그 위력은 코로나의 기세를 훨씬 뛰어넘는다 할 수 있습니다.
*페스트 : 쥐벼룩에 의해 인간에게 전염되는 인수공통 감염병
*줄거리
오랑시에 어느 날 페스트가 퍼지고 주인공이자 의사인 리외를 중심으로 보건대에 모인 타루, 그랑, 랑베르의 이야기입니다. 페스트로 폐쇄된 공간 안에서의 인간의 다양한 군상을 보여줍니다.
시의 문을 폐쇄함으로써 생긴 가장 중요한 결과들 가운데 하나는, 사실 그럴 줄은 꿈에도 모르고 당하게 된 돌발적인 이별이었다. 어머니와 자식, 부부, 연인들은 며칠 전만 하더라도 그저 일시적인 이별이라고 생각했기에 역의 플랫폼에서 몇 마디 당부의 말을 남기고는 서로 키스를 주고받았으며...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알베르 카뮈는 담담한 듯 건조한 문체로 치밀하게 상황과 심리를 묘사합니다. 가볍게 읽기에는 무게가 있는 작품이란 생각이 듭니다. 한 문장의 길이가 긴 편이라 몇 번 되돌아가 읽으며 이해가 필요합니다. 그럼에도 직면한 현실과 비슷한 상황에서 맞닿을 수 있는 다양한 감정들을 느껴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특히나 이야기 말미의 문단이 참 인상적입니다.
시내에서 올라오는 경쾌한 환호성을 들으면서 리외는 그러한 기쁨이 항상 위협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했다. 왜냐하면 그는 그 기쁨에 들떠 있는 군중이 모르고 있는 사실, 즉 페스트균을 결코 죽거나 사라지지 않으며 몇십 년간 가구나 속옷들 사이에서 잠자고 있을 수가 있고, 방이나 지하실이나 트렁크나 손수건이나 헌 종이 같은 것들 틈에서 꾸준히 살아남아 아마도 언젠가는 인간들에게 교훈을 일러주기 위해서 또다시 저 쥐들을 흔들어 깨워 가지고 어떤 행복한 도시로 그것들을 몰아넣어 거기서 죽게 할 날이 온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빙하, 만년설 그리고 동토에 갇혀 있던 듣도 보도 못한 물질들이 제2의 코로나가 되어 우리의 일상을 행복을 깨뜨릴 것만 같아 두렵기도 합니다. 하지만 내 앞에 닥치지 않은 미래에 대한 두려움보다 눈앞의 삶을 의미 있게 살아내는 것이 더 중요하겠죠. 제2의 코로나가 오더라도 지금처럼 지혜롭게 극복할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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