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금을 즐긴다' 하면 보통 친구들과 술을 진탕 마시는 장면이 떠오른다. 혹은 가무(歌舞)에 심취하는 이미지도 겹쳐진다. 허나 나의 불금은 여타의 것과 많이 다르다. 기본적으로 술과 친하지 않다. 체질이 소주 한 잔에도 반시간 안에 얼굴이 붉어진다. 얼굴에서 시작해 온 몸에 붉은 기운이 뒤덮힌다. 꼭 체질 때문은 아니고 술은 일단 맛이 없어 즐기기 어렵다.(술을 맛으로 마신다는 소리를 주당들이 들으면 비웃겠지)그래도 가끔 한 잔 술의 알딸딸한 느낌이 생각나기도 한다. 사실 결혼 전 자취할 때 금요일이면 퇴근길에 맥주 한캔 사와서 시원하게 마시기도 했었다. 500ml는 조금 많아 다 마시지 못하고 남겼다가 버린게 몇 번된다. 300ml가 딱 적당한 내 맥주 한 잔 용량이라 할 수 있다. 300ml를 마시면 배도 많이 부르지 않고 알딸딸한 기분을 즐길 수 있다.
몇 일 전 자주 가는 동네 커피숍에서 "짐빔 하이볼(Jim Beam Highball)"을 판매한다고 해서 호기심이 생겼다. 요즘 핫하다는 소리를 어디서 듣기도 했고.
금요일 저녁 맛이나 보자하고 한잔 시켜 마셨다. 좀 놀랐던 건 혼자 온 손님들이 다들 하이볼 한 잔 씩 시켜 놓고 홀짝홀짝 마시고 있더라는 것! 역시 핫하구나! 그렇담 나도.
쓰기만한 술보다 레몬과 시럽이 첨가된 향긋 달콤한 술이 참 괜찮았다. 거기에 알싸한 와사비 프레즈가 조화롭다. 한 주의 피로가 녹아내리듯 시원하고 나른하다. 적당히 배까지 부르니 집에 돌아와 소파에 기대 있다 스르르 눈이 감겼다. 7000원~7500원짜리 하이볼 한 잔에 기분 좋고 잠도 잘 오고 '이게 불금이지!' 하는 생각이 든다. 종종 이렇게 불금을 즐기는 것도 참 좋을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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