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 쓸거리

당당한 겨드랑이

CreamPPang 2022. 7. 19. 15:08

Armpit

때는 바야흐로 2008년 늦여름, 저는 교환학생 신분으로 중국에 처음 발을 디뎠습니다새 학기, 새로운 환경에서 새롭게 시작한다는 설렜던 그 느낌이 지금까지 떠오르네요.

 

더위가 채 가시지 않은 더웠던 9, 첫 수업을 위해 중국인 여자 선생님께서 강의실로 들어오셨습니다같이 온 친구들은 아직은 어색했던 중국어로 니하오~!” 인사를 했고 선생님은 밝은 얼굴로 본인의 이름을 쓰시기 위해 분필을 잡고 팔을 올리셨습니다순간 저를 비롯한 몇몇 한국인 학생들은 술렁거렸습니다민소매를 입고 팔을 올리신 선생님의 겨드랑이에 거뭇거뭇한 털이 수북했기 때문입니다다들 애써 태연한 척, 문화 차이라 이해하려 애쓰는 듯했지만 그 후로도 선생님의 겨드랑이 털은 종종 회자되었습니다.

 

어느 역사가 말에 의하면 선사 시대부터 모든 성별의 사람들이 체모를 제거해 왔으며로마 시대에는 조개껍데기로 만든 조잡한 장치를 사용하기도 했다”라고 합니다. “겨털에 대한 혐오는 수세기 동안 회화와 누드 조각상에서 겨드랑이털이 존재하지 않는 것에서도 알 수 있다며 겨털을 제거해온 것이 표준에 가깝다”라고 말합니다현대에 들어와서도 1960년대와 1970년대의 첫 번째 페미니즘 물결을 제외하고 겨드랑이를 깨끗이 면도한 모습이 표준으로 인식돼 왔습니다.

 

최근 들어 유명한 셀럽들이 당당히 자신의 겨드랑이(정확히는 겨드랑이 털)를 노출하면서 여성의 겨드랑이 털 제모는 의무가 아님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겨털이 돌아왔다…유명인들 '겨드랑이 활짝' 당당 (naver.com)

 

겨털이 돌아왔다…유명인들 '겨드랑이 활짝' 당당

영화배우 줄리아 로버츠가 1999년 영화 ‘노팅 힐’ 시사회에서 반짝이는 빨간 드레스를 입고 털이 많은 겨드랑이를 그대로 드러내며 등장했을 때, 그 체모에 대한 논쟁은 영화보다 더 큰 이슈가

n.news.naver.com

개인의 개성이 존중 받는 현재도 여전히 겨드랑이에 관한 기사가 나오는 걸 보면 완전한 인식 개선은 아직 멀었다는 생각이 듭니다남녀 모두 당당히 겨드랑이를 들어 올릴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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