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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김혜남

CreamPPang 2022. 12. 28. 18:00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 김혜남

 

 한 해가 저물어 가는 시점에서 지난 시간들을 되돌아보게 됩니다. 올해는 어떤 일들이 있었나 좋은 기억이 많은지 그렇지 않은 기억이 많은지 떠올려봅니다. 만약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면 어떻게 했을지도 상상해 보고요. 흘러간 강물을 움켜잡을 수 없듯 시간도 마찬가지입니다. 자꾸 뒤돌아보게 되는 후회스러움이 있다면 얼른 끊어내고 다음을 맞이하는 편이 훨씬 낫겠죠. 근데 그게 항상 말처럼 쉬운 게 아니란 것도 알고 있습니다. 인생을 어떤 자세로 살아야 할지 앞서 걸어간 선배들의 조언과 충고가 그래서 필요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김혜남 작가의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이라는 책은 어떤 마인드를 가지면 삶이 좀 더 풍요롭고 덜 괴로울 수 있는지에 대해 알려줍니다. 작가는 정신 분석의로 오랫동안 일한 유능한 의사인데 40대 초반 갑작스럽게 파킨슨병이라는 난치병 진단을 받습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초기에 발견한 터라 적절한 치료를 통해 병의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병과 함께 살아온 지 어느덧 21년이 지났다고 합니다. 그간 겪었을 수많은 오르막과 내리막의 시간들을 통해 체득한 경험과 지혜를 담담하면서 조금은 희망차게 풀어냈습니다. 지금 60대 중반인 작가가 마흔 일 때로 돌아간다면 어떤 자세로 삶을 대할지 궁금해서 책장을 넘기게 되었습니다.

 

지나친 걱정에 눈 앞의 행복을 걷어차지 말자!

내가 왜 그런 병에 걸려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고, 눈앞이 깜깜했고, 현실을 받아들이기가 힘들었으며, 세상이 너무나 원망스러웠다. 그러는 사이 우울은 더 깊어져 갔고 차라리 이대로 죽어 버리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정신이 번쩍 들었다. '아니, 내가 왜 이러고 있지? 나는 그대로인데, 단지 달라진 게 있다면 내 미래가 불확실하고 현재가 조금 불편해진 것밖에 없는데, 내가 왜 이러고 있는 거야? 내가 왜 오지도 않은 미래를 걱정하느라 현재를 망치고 있는 거지?'

 

끝날 때까지 끝난게 아니다!
사람들은 자기가 원하는 것은 꼭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다른 길이 있을 수도 있는데 원하는 게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실패했다고 단정 짓는다. 하지만 그것은 하나의 문이 닫힌 것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게다가 하나의 문이 닫히면 또 다른 문이 열린다. 그러니 최선이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해서 좌절할 필요가 전혀 없다. (......) 정말이지 가 보지 않으면 모르는 게 인생이고, 끝가지 가 봐야 아는 게 인생이다.

 

페르소나의 두께를 키워보자. 진정한 어른이 되는 길!
매일 봐야 하는 직장 상사나 동료가 내가 싫어하는 사람이거나, 나를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괴로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회사에서 우리는 마음에 드는 사람하고만 일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회사의 존재 이유는 수익 창출이지 구성원들 사이의 친목이 아니기 때문이다. (......) 어른으로서 원만한 사회생활을 하려면 좋아하지 않는 사람과도 잘 지내고, 싫어하는 사람과도 같이 일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시간은 흐른다. 겨울이 가고 봄이 오듯이.

파킨슨병에 걸린 지 이제 22년, 그동안 나는 크고 작은 수숙을 다섯 번 받았고 병은 악화되었다 조금은 나아졌다를 반복하고 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오늘도 많이 아팠지만 몇 시간 기다리고 있으니 덜 아픈 시간이 찾아왔다. 누구나 힘든 시간을 견디고 있을 때는 언제 이 고통이 끝날지 몰라 절망하게 된다. 하지만 언젠가 힘든 시간들이 지나가고 좋은 시절이 찾아온다고 생각하면 오늘 하루를 다르게 보낼 수 있다. 그러니 인생의 겨울을 지나고 있다면 기억해 두기 바란다. 당신에게도 봄은 꼭 올 것이다.

 

존버정신은 숭고한 것!

어떤 것을 이루는 과정에는 견디고 버텨야 하는 시기가 반드시 있게 마련이다. 그리고 버티는 시간 동안 우리는 그 일의 의미와 절박성을 깨닫고, 자신의 한계를 인식하고 필요한 것들을 재정비하며 결국은 살아남는 법을 익히게 된다. 그러므로 버티어 살아남는 법을 배운다는 것은 어느 누구도 폄하할 수 없는, 피땀 어린 노력의 결실이다. 

 

자식을 자신의 일부라 생각하지 말 것!
부모에게는 부모의 길이 있고, 아이에게는 아이의 길이 있다. 그러므로 부모가 아이에게 해 줄 수 있는 최선은 자신의 길을 잘 걸어가는 것뿐이다. 그것을 인정하는 것이 아이와의 이별을 준비하는 첫 마음이 되어야 한다. 나는 가끔 어느새 다 커서 엄마가 된 딸과 30대 청년이 되어 버린 아들을 보면서 생각한다. 나는 나의 길을 잘 걸어가고 있는가.

 

 살면서 맞닥드리게 되는 불안하고 힘든 순간에 기억하면 좋을 글귀가 참 많았습니다. 요즘 저는 원만한 사회생활을 위해 좋아하지 않는 사람과 잘 지내보려 애쓰고 있습니다. 먼저 점심 식사를 청하고 그의 말에 좀 더 긍정적으로 반응을 하고자 노력합니다. 저의 노력을 상대가 알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함으로써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는 일터에서의 마음이 조금이라도 편해짐을 느끼는 중입니다. 싫어하는 사람을 버티고 하기 싫은 일도 버티다 보면 어느새 성장해 있는 자신과 또 새로운 기회를 발견할 수 있겠죠? 

 

작가의 이 말이 참 마음에 듭니다.

하나의 문이 닫히면 또 하나의 문이 열린다. 그러니 더 이상 고민하지 말고 그냥 재미있게 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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