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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위한 수업] 오연호

CreamPPang 2022. 11. 2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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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대 중반이 넘어가고 있을 때쯤, 스스로에게 질문들을 던지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삶을 꿈꾸고 살아가고 있나?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정해진 순서와 과정 속에 있었던 10대 학창 시절부터 20대 중후반 대학 졸업 후, 독립을 해야만 한다는 초조함에 휩쓸려 급하게 사회생활을 시작하게 되었고 여기까지 왔습니다. 심각하게 고민해 볼 여유도 기회도 많지 않았던 것 같아요. 오로지 계속되는 경쟁과 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 것이, 좋은 대학 좋은 직장에 들어가는 것이 성공한 인생으로 가는 길이라는 사회적 통념과 교육과정 속에서 자라온 탓도 있을 겁니다. 그렇기에 본인의 삶에서 혹은 우리나라 사람 다수의 삶에서 자신을 행복하게 하는 일, 진정 원하는 삶을 발견하고 만들어 가는 경우를 찾기란 참 힘든 것이 현실이다. 이런 현실을 되돌아볼 수 있었던 것은 오연호 님의 <삶을 위한 수업>속 덴마크의 학교와 선생님들의 실제 이야기들 덕분이었습니다.

 


 덴마크, 북유럽의 인구 560만 명인 크지 않은 나라의 교육시스템은 획일적인 우리나라와는 많이 다르게 다양성의 가치와 개인의 선택을 중시하고 배려한다는 점입니다. 몇 해 전, 한겨레신문 사람과 디지털연구소에서 주최한 강의를 들었습니다. 내용은 이랬습니다. 우리나라의 교육시스템은 산업화에 적합하고, 직무에 부합하는 인재 양성에 표준화되었다고 합니다. 

3R 즉, Reading(읽기), Writing(쓰기), Arithmetic(셈하기)를 기본으로 하여 국영수 과목의 내용을 잘 외우고, 

문제 속에 하나만 존재하는 정답만을 찾아야만 한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덴마크에서는 1학년부터 7학년, 한국에서는 중학교 1학년 때까지 우리가 보통 시험이라고 생각하는 그런 시험이 없다고 합니다. 8학년이 되어서야 시험 다운 시험을 보는데 7학년까지는 각 과목에서의 기본 개념이 잡혀가는지에 대한 구술평가만 있습니다. 이런 과정과 방식은 본인의 생각을 조리 있게 표현할 수는 훈련이 되기도 합니다. 저는 수업 시간에 ‘선생님이 발표시키면 어떡하지.’ 두려워하며 선생님의 시선을 피하기만 했었는데, 덴마크에서는 저 같은 학생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9학년 초중등 과정을 마치고 고등학교로 진학할 수 있지만, 상당수는 1년 정도 “노닥거리는 해”로 불리는 “안식년”을 가집니다. 자신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 예를 들면 음악, 체육, 요리, 국제 교류 등의 특화된 기숙학교에서 부모와 떨어져 지내며 스스로의 미래를 깊이 있게 고민해 볼 수 있습니다. 에프터스콜레라고 불리는 대안학교지만 정부에서 법적으로 공립학교와 동등하게 인정해 줍니다. 이뿐만 아니라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성인들을 위한 폴케호이스콜레라는 시민학교도 70여 군데 있어서, 인생의 방향을 찾을 수 있게 도움을 주고 있다네요.

 

Denmark


만약 내가 안식년을 가지거나 시민학교에 들어갈 기회가 생긴다면 어떨까? 퇴근시간만 기다리며, 일주일의 주말만 바라보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 과연 내가 원한 삶일까? 질문을 던져봅니다.

<삶을 위한 수업>에서 학생들 스스로 삶을 가꾸어 갈 수 있게 동기를 북돋아 주고, 방향을 제시해 줄 덴마크의 어떤 선생님 같은 분이 계시다면 당장이라도 그분의 제자가 되고 싶은 마음입니다. 비록 제 인생에서 그런 분을 만나기 힘들지라도 제 아이에게는 그런 존재가 되어줄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입이다. 올해 6살인 딸아이는 후년에는 학교에 갈 텐데 제가 걸어온 길처럼 한 가지만 생각하고 가지 않도록 도와주고 싶어요. “학교에서는 높은 시험 점수만이 다가 아니다! 남들과 다른 길로 가도 괜찮아, 네가 행복할 수 있는 것을 찾아라!” 옆에서 같이 고민해 주며 타인의 기준에 따르는 삶이 아닌 본인이 만족하는 삶을 살 수 있게 도와주고 싶습니다. 그와 함께 지금부터라도 제 삶의 행복에 대해서도 조금 더 적극적으로 생각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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