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달에는 두 권짜리 소설책을 읽었습니다. 일단 내용이 재밌고 술술 잘 읽히는 책입니다. 아내가 베스트셀러라며 읽어보고 싶다고 해서 같이 읽었습니다. 혼자 읽을 때와는 다르게 내용과 생각을 공유할 수 있어 상당히 매력적인 것 같아요. 영화나 티비 프로그램을 보고 얘기 나누는 것과는 좀 다릅니다. 책을 읽는 물리적인 시간이 필요하고 그것을 각자 이해하는데 또 시간이 들어 그런가 봅니다.
책 제목은 바로 김호연 작가의 불편한 편의점 1, 2입니다. 김호연 작가를 녹색창에서 찾아보니 시나리오 작가로 등단한 분이었습니다. 영화 「이중간첩」 그 후 출판사에서 만화 기획자로도 활동을 했고 2013년 장편소설 『망원동 브라더스』로 세계일보에서 주관하는 제9회 세계문학상 우수상을 수상하며 소설가가 되었습니다.
이 분의 작품을 접한 건 "불편한 편의점"이 처음이지만 왠지 다른 책들의 분위기가 어떨지 상상이 갑니다. 이야기의 배경과 주제는 분명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재를 리얼하게 반영할 것 같고 수많은 갈등 속에서 화합과 희망을 보여줄 것만 같습니다.
불편한 편의점은 청파동 Always 편의점을 무대 삼아 노숙자 "독고"와 편의점 사장인 "염여사"를 중심으로 가슴 따뜻해지는 이야기들이 펼쳐집니다. 10~20대 진로와 취업에 대한 고민, 30~40대 가장들의 고민과 고뇌, 50~60대 지나온 삶에 대한 회한을 엿볼 수 있습니다. 본문에 나왔듯이 "인생은 문제 해결의 연속"입니다. 이어지는 문제 해결을 통해 내면의 성장과 외부와의 조화를 통해 행복을 찾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찾았습니다. 우리가 직면하는 문제의 대부분은 바로 "관계"속에서 발현하는 것이고, 그 관계를 원만히 풀어나가기 위해서는 소통이 필수라는 생각이 듭니다. 나 자신과의 관계, 형제자매 관계, 부모 자식 관계 모두 결국은 소통이 중요합니다.
대부분 갈등의 상대는 가장 가까운 가족이었습니다. 특히 염여사와 아들 민식의 이야기가 기억에 남습니다. 민식은 40대 이혼남으로 호기롭게 하던 사업마저 망하고 부모 집으로 들어온 염여사의 아픈 손가락입니다. 사사건건 사람들과 부딪혀서 초반에는 얄미운 빌런 처럼 보였지만 편의점 직원들 덕분에 그야말로 개과천선하게 됩니다.
덩치도 크고 운동 실력도 좋아 야구부 코치가 입단 제의까지 했던 자신을, 그저 공부의 길로만 몰아갔던 부모님의 결정이 첫 번째 불운이었다. 사람마다 재능이 다르고 관심이 다를진대 부모님은 왜 그가 좋아하는 것보다 공부를 잘해 평범한 성인이 되는 것만을 강조했던 것일까? 바로 그것이 자신들의 삶이었고, 공부 잘하는 누나의 모습이었으며, 아들이자 막내인 민식 역시 따라야 할 길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결국 삶은 관계였고 관계는 소통이었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고 내 옆의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는 데 있음을 이제 깨달았다.
불편한 편의점 1권을 다 보니 2권이 궁금해져서 바로 이어서 찾아 읽었습니다. 관계와 소통이라는 한 가지 주제를 가지고 여러 사람의 이야기로 엮어진 옴니버스 형식의 소설입니다. 작가분이 시나리오와 만화 기획도 하셔서 그런지 책 속의 장소와 인물들, 그들의 대화가 머릿속에 잘 그려졌습니다. 마치 우리 생활에서 한 명은 존재할 것만 같은 캐릭터들이라 친숙한 느낌도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책의 마무리가 내 옆의 가장 가까운 가족과의 소통과 화합이었기에 가슴이 따뜻해져서 좋았습니다. 요즘 같은 연말연시와 추운 날씨에 읽기 딱 좋은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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