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 쓸거리

사람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할 수 있을까?

CreamPPang 2021. 11. 2. 19:32

제조업 구매팀원으로서 사무실은 서울이지만 본사 겸 공장은 지방에 있다. 매달 한 두번씩은 공장에 내려가 업무를 보는데 가기만 하면 업무가 산더미처럼 불어나는 통에 야근까지 하고만다. 그래서 별로 가고 싶지가 않다.

지난주도 어김없이 퇴근하는 동료들과 인사하며 혼자만 일하는 듯 분주하게 컴퓨터 자판을 두드렸다. 나와 늦게 까지 남아있던 총무팀 직원은 생산현장 인력 수배에 골머리를 앓는 눈치였다.
전화로 오가는 대화중에 내 귀를 살짝 후벼파는 듯한 말이 들려왔고 아직까지 기억에 남는다.

"지금 용역 구하기 힘들어요."
"남자 셋, 여자 둘 달라구요?"

사람을 물건 취급하는 세상 속에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었다. 그 동료가 잘 못 됐다는 건 아니고 이런 사회,경제, 정치체제의 한계라고나 할까...

사람의 노동력 혹은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여 값을 매긴다. 시급 즉 단가가 높은 고급 인력이 있는 반면 낮은 가치의 인력도 있다. 원래 이렇게 구분 짓는게 맞는 것일까? 회사 오너의 눈에는 나도 연봉 얼마짜리 소모품 따위로 보지 않을지 궁금하다.

취업시장에서는 자신의 몸값을 올리는 법 따위의 강의를 심심찮게 찾을  수 있다. 내 시간과 에너지를 회사라는 큰 수레바퀴를 돌리는데 쏟아부으면 내 가치도 덩달아 올라가는 것인지, 지금처럼 월급을 담보로 잡힌채 살아가면  그 끝엔 뭐가 남을지 참으로 모르겠다.

비록 평일 5일은 수레바퀴를 돌려야만 하는게 현실이다. 허나 최소한 내 스스로는 "나"라는 사람의 가치를 인정하고 높게 보며, 사회가 정한 기준에 휘둘리지 않도록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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