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7일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렸다. 영화를 사랑하는 전세계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보는 큰 이벤트이다. 그런데 이번 시상식은 영화보다 더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일이 있었다. 바로 “윌 스미스 손찌검 사건”이다.
사건의 전말은 이러하다.
시상자로 나온 크리스 록이 분위기를 띄운다며 윌 스미스의 아내의 헤어스타일로 농담을 했다.
“<지.아아.제인> 2에 윌 스미스 아내가 나왔으면 좋겠다.”
1997년 개봉한 <지.아아.제인>은 주인공 데미 무어가 영화를 위해 삭발까지 한 것으로 유명하다. 단순하게 영화를 위한 삭발이었다연 모두가 해피하게 넘겼을텐데 사실은 그게 아니었던 것이다.
윌 스미스의 아내는 지병으로 인한 탈모증을 앓고 있었다. 보여지는 부분이 중요한 배우로서 마음 고생이 심했을 것이다. 옆에서 지켜보는 남편도 같이 힘들어 했을 게 분명하다. 결국 아내를 아끼는 남편으로서 윌 스미스는 극대노하고야 말았다. 아내의 아픔을 사람들의 농담거리로 만든 무대 위의 크리스 록에게 달려가 따귀를 날렸다. 혹자는 주먹질 하지 않은 윌 스미스가 대단하고도 한다.
제3자의 시점에서 본다면 이번 이슈는 윌 스미스의 '판단 미스'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빌미를 제공한 크리스 록이 아예 잘못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 가족을 농담, 웃음거리로 입에 올리는 것은 성인군자라도 가만히 두고 볼 수 없을터. 허나 윌 스미스가 한번만 더 이성적으로 생각하고 다른 대처방법으로 맞섰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있다. 예를 들면, 농담과 조롱에 대한 침묵과 무표정으로 불편함을 내비췄다면? 남우주연상 수상소감에서 남들이 뭐라 떠들던 나는 아내를 아끼고 사랑한다 뭐 이렇게 얘기했더라면?
엔터테이너로서 지금까지 승승장구 해온 그의 커리어에 큰 오점을 남기지는 않았을텐데…오히려 사랑꾼으로서 이미지와 더 큰 인기를 누렸을 것이다. 한 번의 화(火)를 참지 못한 결과는 결국 자신에게 화(禍)로 돌아오는 듯하다.
https://www.hankyung.com/international/article/2022040396287
“되(1.8L)로 주고 말(18L)로 받는다.”
“참을 인(忍)자가 세 번이면 살인도 면한다.”
“인내는 쓰고 열매는 달다.”
여러 가지 속담과 옛 말들이 떠오르는 순간이다.
어쨌든 소란이 잘 마무리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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