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추천 - 읽을거리

직장인의 고뇌(내 길은 어디에?)

CreamPPang 2021. 12. 23. 18:38
출근길 아침 달

  늦게 동이 트는 겨울날, 아침 달이다. 7시 조금 넘어 출근길에 오르다 어스름한 아침 하늘에 가로등 처럼 환한 달이 예뻐 휴대전화 카메라에 담았다. 그러고보니 오늘이 동지라고 한다. 일년중 밤이 가장 길다는 동지(冬至). 밤이 아직 끝나지 않은 시간에 집을 나서 다시 어둠이 깔려야 귀가 하는 이 생활은 언제까지 이어질까. 내가 원하는 삶이란 이런 것인가. 직장 밖의 나를 감히 떠올려 보려 하지만 길고 긴 겨울밤 같이 캄캄할 뿐이다.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들의 생각은 어떨지, 혹시 해답을 찾을 수 있을까 책을 찾아봤다.

1. 퇴근할까 퇴사할까
2. 서울의 3년 이하 퇴사자의 가게들:하고 싶은 일 해서 행복하냐 묻는다면?

제목이 직설적이라 눈에 확 들어왔다. 책쓴이들은 이 시대의 직장인 4인으로 그들의 고민과 고뇌가 솔직하게 펼쳐진다. 아이와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지만 일을 놓을 수 없는 워킹맘의 비애, 글이 좋아 선택한 직업이 기래기라며 폄훼되고 원하는 글 마저 뜻때로 쓸 수 없는 슬픈 기자, 남들 다 아는 대기업에 다니지만 정작 일이 적성에 맞지 않는 직장인, 당장 퇴사하고 싶지만 가정이 있어 쉽사리 결정을 못 내리고 힘겹게 버티고 있는 가장. 마치 내 이야기를 대신 써놓은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들 남의 돈 먹기 쉽지가 않다. 그렇다고 직장과 조직을 떠난다면 훌훌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

"서울의 3년 이하 퇴사자의 가게들" 을 보면 또 아니란 걸 깨닫게 된다. 인터뷰 형식으로 총7인의 이야기가 나온다. 하나 같이 호된(혹은 빡센) 직장 일에 지쳐 진짜 하고픈 내 일을 찾아 도전한 이들이다. 업종은 서점, 카페, 식당, 바 이렇게다. 다들 경험 없이 뛰어든 자영업이라 우여곡절이 많았다. 자금조달부터 가게 위치 선정, 인테리어, 아이템 선정, 손님응대, 매출관리 어느 하나 수월한게 없다. 워라벨은 오히려 나빠졌다. 그래도 하고픈 걸 한다는거에 위안을 삼는듯 하다. 공통되게 아쉬운 건 하고픈 일이란게 꼭 경제적 여유까지 가져다주진 못한다는 것이다. 차라리 따박따박 월급받던 시절이 경제적으로는 낫다. 참 이런 걸보면 세상에는 내 입맛에, 내 생각에 딱 들어 맞는 일이란 없구나 깨닫는다. 원하는 일하면서 즐겁고 돈도 잘 벌고 워라벨도 좋은 그런 건 일이란 정말 없다.

남들 경험담을 보고 들으니 문득 드는 생각이 '그래서 너는 어떡할건데, 뭐 할건데?' 머리 위엔 여전히 물음표가 떠있다. 인터넷을 뒤져도 타인이 쓴 책들을 들쳐봐도 답은 없다. 이 질문 만큼은 책 속의 길은 없는 것만 같다.

엄마의 말씀은 참말이었다

인생에 정답은 없어!

어떤 실마리라도 잡고 싶어 이렇게 블로그에 글을 써본다. 정답이 없다면 뭐라도 시도하는 수밖에 없다. 눈앞이 캄캄하지만 손으로 더듬더듬 거리며 어느 방향이라도 나아갈 수는 있을테니까. 오늘도 손끝으로 타닥타닥 타자를 치며 내 길을 고민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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