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비 속 세상은 바야흐로 오디션과 경쟁이 난무하는 시대이다. 방송사들 마다 음악 경연 프로그램을 만들어 송출하고 있다. 십 여년전의 슈퍼스타K를 시초로 하여 여태까지 이어온 셈이다. 자본주의의 정체성이 본디 경쟁이다보니 그 속의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눈길이 가고 관심이 쏠리는 것일까. 그런데 요즘은 비슷한 포맷이 좀 지나치게 많다는 느낌이 든다. 경쟁을 통해 빠른 성장과 발전을 이룰 수도 있겠지만 꼭 겨루고 승자와 패자를 만들어야 하는건지는 잘 모르겠다. 평가하는 자와 평가 받는 자의 기준이 모호하고, 음악과 노래를 들려주고 싶은 건지 유명해지고 싶은 건지도 모르겠고. 특히 앳된 아이들이 나와 어른 흉내를 내며 노래하는 모습은 왠지 불편하여 얼른 채널을 돌려버린다. 어린 시절의 순수함을 간직했음 하는 바람이 큰 가보다.
슈스케 시즌3까지는 본방사수 했었고, 케이팝스타까지는 챙겨본 듯 하다. 그 후로 한동안 관심이 적다가 팬텀싱어 방영 때는 또 많이 챙겨보았다.
최근에는 듣고 싶은 노래가 경연프로그램에 나오면 네이버나 유튜브에서 찾아본다. 두어달 전에 막을 내린 슈퍼밴드2 중에서 아직까지
찾아듣는 노래 한 곡이 있다.
크랙실버라는 밴드가 부른
'Home Sweet Home'이다.
https://youtu.be/LL1HU4ery5w
You know I'm a dreamer but my heart's of gold
난 몽상가지만 마음은 따뜻해
I had to run away high so I wouldn't come home low
난 높은 꿈을 갖고 떠나야 했어 그래서 초라하게 돌아가진 않을 거야
Just when things went right, doesn't mean they were always wrong
일이 잘 풀렸다는 건 항상 잘 못되는 건 아니라는 걸 의미하지
Just take this song and you'll never feel left all alone
이 노래를 들어 그러면 넌 완전히 혼자가 아니라고 느낄 거야
Take me to your heart, feel me in your bones
나를 마음으로 받아주고 뼛속까지 느껴봐
Just one more night and I'm comin' off this long & winding road
하룻밤만 더 있으면 내가 이 거칠고 험한 길을 넘어 갈게
I'm on my way
home sweet home
난 가고 있어, 행복한 우리 집으로
Tonight (X2) I'm on my way (X2) home sweet home
오늘밤, 오늘밤, 난 가는 중이야, 행복한 집으로
You know that I've seen too many romantic dreams up in lights, fallin' off the silver screen
은막이 내려오는 조명 아래 올라서 있는 로맨틱한 꿈을 너무도 많이 보았어
My heart's like an open book for the whole world to read
내 맘은 온 세상을 다 읽을 수 있는 펼쳐진 책 같지
Sometimes nothing keeps me together at the seams
가끔은 아무 것도 나를 꿰매어 묶어 둘 수 없어
I'm on my way
home sweet home
난 가고 있어 행복한 내 집으로
Tonight, tonight I'm on my way, just set me free, home sweet home
오늘밤, 오늘밤 난 가는 중이야, 날 놓아 줘, 행복한 내 집으로
평소 메탈 락 장르와는 서울 부산 간 거리 만큼 먼데도 불구하고 이 밴드의 노래는 내 귀를 사로 잡았다.
보컬인 빈센트의 목소리는 장르에 걸맞게 밴드 악기 소리를 뚫고 나아가 청중의 귀에 꽂힌다. 그 정도로 날카롭다. 언뜻 들으면 옛스런 창법인가 하다가도 그의 무대 위 제스처나 퍼포먼스를 보면 금방 압도당한다. 베이스 키타에 싸이언, 일렉기타 윌리K, 드러머 대니리의 에너지 있으면서도 서정적인 연주도 참 좋다. 특이하게 클래식 피아노 전공자가 밴드 멤버로 있다. 오은철, 그는 팬텀싱어 시즌 1의 우승팀인 포르데 디 콰트로의 음악 감독이란다. 어쩐지 피아노 건반 누르는게 뭔가 다르다. 곡 색깔에 다르게 분위기와 스타일을 잘 바꾼다는 느낌이 들었다.
Home Sweet Home을 수 십 번 들어서 소름 돋는 구간, 하이라이트 부분을 잘 알고 있다. 알면서도 들으면 또 소름이 돋는다. 신기하다. 얼마나 더 들어야 덤덤할지 두고봐야겠다.
곡의 절정을 지나 마지막 소절,
Home~~~을 긴 호흡으로 뿜어내다
항문 근처 남은 숨 마저 다 내뱉는 소리를 들을 때, 뭉클함이 몸을 휘감는다.
어딘가에 있는 혹은 어딘가에 있을 각자의 홈스윗홈을 갈망하게 한다고나 할까. 어느새 다시 듣기 버튼을 누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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