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왕자"란 책은 중고등학생 때부터 책장에 항상 꽂혀 있었다. 그 때 한 두번 정도 읽었었는데 내용이 좀처럼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러다 최근,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왠지 무언가 손으로 쓰고 싶다는 생각에 어린 왕자 필사책을 샀다. 왼편의 글을 읽고 오른편 공간에 그 글들을 옮겨 적는다. 그렇게 하니 책의 이야기가 머릿속과 마음속에 더 와닿는다. 그리고 '어른들을 위한 동화'라고 말머리에 대놓고 얘기한 작가의 말을 이해했다. 겉모양새를 따지고 빠름과 변화가 중요시되는 시대 정말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 고민해 볼 수 있게 하는 책이다.
"사람들은 급행열차에 올라타고 길을 떠나지만 자신이 뭘 찾고 있는지 몰라. 그래서 들뜨고 분주하기만 한 채 제자리를 돌고 도는 거야..."
"눈으로 볼 수 있는 건 껍데기에 불과해. 가장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아."
"별들은 보이지 않는 꽃 한 송이 때문에 아름다워."
"사막은 아름다워." 어린 왕자가 덧붙였다.
사실이었다. 나는 언제나 사막을 사랑했다. 사막의 모래언덕에 앉아 있으면 보이는 것도 들리는 것도 없다. 그러나 침묵 가운데서 뭔가가 고동치고 빛을 발한다.
"사막이 아름다운 건 어딘가에 우물을 감추고 있기 때문이야." 어린 왕자가 말했다.
나는 모래가 신비롭게 빛을 발하는 까닭을 불현듯 깨닫고는 깜짝 놀랐다. 어릴 적 내가 살던 오래된 집에는 보물이 묻혀 있다는 전설이 내려왔다. 사실 아무도 그 보물을 찾을 방법을 몰랐다. 아마 그걸 찾아보려고 시도한 사람도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전설로 인해 그 집은 마법에 걸려 있는 듯했다. 우리 집은 깊숙한 곳에 비밀 하나를 감추고 있는 셈이었다.
"그래. 집이든 별이든 사막이든 그것을 아름답게 만드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어떤 것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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