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꼰대는 되지 말자!"
요즘 이 말을 꽤 자주 되내인다.
석달 전 입사한 90년대생 신입사원을 의식해서 그렇다. 10살 넘게 나이차가 난다. 나이를 따지면 이미 꼰대라던데 큰일이다.
90년대생을 겪어보는 건 이번이 처음. 이제 갓 사회에 첫발을 내딛은 그를 보면 사회초년생 시절의 내가 오버랩된다. 뭐든 열심히 하겠단 의지에 찬 표정, 잡일은 먼저 도맡아서, 상사의 말은 한 글도 빼놓지 않겠다 필기하는 모습들...기특하면서 귀엽다. 나도 귀여웠을진 모르겠다만.
그에게 어떤 직장상사 혹은 선배가 되어줄까 고민한 적이 있다. 사실 고민할 것도 없었던 것이 내가 그 시절 선배들에게 바라던 걸 행동에 옮기면 그만이었다.
첫번째, 업무 지시는 명확하게!
1+1=2와 같이 초등학생도 알아먹을 정도로 정확한 지시를 한다. "이거 좀 조사해서 보고해." 이건 뭐 본인 하기 싫은 일 떠넘기는 행위다. 적어도 어디서 찾아보고 어떻게 정리하면 된다 정도는 알려줘야 꼰대소리 안 듣는다.
두번째, 왠만하면 칼퇴근 보장해 줄 것! 90년대생들은 특히나 워라벨을 중요시한다. 퇴근 후 개인적인 약속과 일정들이 항상 있어 보인다. 축구한다고 상암동으로 가고 술 한잔 하러 건대에 가기도 한다. 퇴근시간이 지났는데 내 할일 많다고 괜히 신입 잡아두거나 일거리 던져주는 건 정말 아니다. 촉각을 다투는 업무가 아니라면 내일 하라하고
"얼른 퇴근해요." 말해 준다. 흥미로운 건 되돌아오는 말이다. "그럼 염치불구하고 먼저 들어가보겠습니다!"
세번째, 회식은 지양할 것!
워라벨을 따지는데 회식은 왠말인가. 당연히 지양할 대상이다. 말이 좋아 회식이지 실제로는 업무얘기, 회사얘기가 대화의 70%를 넘는다. 단지 밥과 술이 동참하는 것일뿐. 다행인지 나도 회식을 정말 기피한다. 회사에서는 점심만 먹어야지 저녁까지 먹는다 생각만해도 짜증이 밀려온다.
이 세가지 정도만 신경쓴다면 최소한 꼰대 소리는 면하겠지. 혹시 더 없나 그동안의 내 행동들을 세심하게 되돌아 봐야겠다.
개인 성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할말은 하고야마는 90년대생 신입 친구에게 나쁘지 않은 상사, 동료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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