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여왕이 5월이라면, 10월은 계절의 왕이라고 칭하고 싶습니다. 하늘은 물감을 풀어놓은 듯 새파랗고 이 도화지에 하얀색 구름과 울긋불긋 낙엽이 어우러져 마치 한 폭의 멋들어진 그림을 보는 것 같습니다. 가을을 만끽하려 산책을 나섰어요. 인도변에 예쁘게 조경을 잘해 놓아서 사진을 안 찍을 수가 없었습니다. 활짝 핀 계란꽃(샤스타데이지)이 환한 얼굴로 쳐다보며 '그냥 지나치시게요? 한 번 눈이라도 맞춰요' 속삭이는 것 같았어요. 저도 나이가 들어가는지 자연을 찾게 되고 경관 멋진 곳이 좋아집니다. 중년의 어머님들이 꽃과 나무 사이에서 포즈를 잡고 사진을 왜 찍으시는 건지 점차 이해가 가고 있습니다. 머지않아 그 사진 속의 주인공이 제가 되겠지요. 거리에 흩뿌려진 노오란 은행잎이 켜켜이 쌓여 계절은 무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