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부모님 댁에 혼자 내려갈 일이 있었습니다. 결혼하고 아이가 태어난 이후에는 항상 세 식구 세트로만 부모님 댁을 찾았었는데요. 문을 열고 들어가는데 왠지 모를 어색한 느낌이 밀려왔습니다. 이런 마음과는 다르게 저의 몸과 휴대전화는 너무도 익숙해 보였습니다. 휴대전화는 잠금을 풀자마자 와이파이를 잡아 연결시킵니다. 제 몸은 집안의 냄새며 덮고 자던 이불의 감촉에 익숙하다는 신호를 보내고요. 제가 느꼈던 어색함은 다름 아닌 아내와 아이를 두고 온 허전함이었나 봅니다. 아이의 예쁘고 밝은 재잘거림도 없어 집안은 너무 조용하고 말수 적은 저만 있으니 부모님과의 대화도 한정적이었습니다. 이 차분한 공기를 활기로 메꿔줄 두 사람이 참 많이 생각났어요. 저 뿐만 아니라 부모님도 같은 마음이시지 않았을까요. 결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