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책 추천 - 읽을거리 68

[내 하루도 에세이가 될까요?] 이하루

표현이란 것에 매우 인색한 편입니다. 가끔 아내마저도 속마음을 얘기해달라 할 정도로요. 집에서 이 정도이니 밖에서는 어떤지 설명할 필요도 없겠죠. 거의 감정을 내비치지 않고 일만 합니다. 동료들과 식사를 할 때도 개인적인 얘기는 엄격한 자체 검열을 통해 빙산의 일각만 보여줍니다. 이런 저지만 블로그라는 공간에서는 제 생각과 느낌을 비교적 폭넓게 표현하는 거 같습니다. 저와 비슷한 성향을 가진 작가의 인터뷰 글을 우연히 보게 되었습니다. 이하루 작가 인터뷰 中 저처럼 소심하고 예민해서 나서는 걸 잘하지 못하는 사람이, 무언가를 표현하는 데 익숙해지는 방법 중 하나가 ‘글쓰기’고, 그 표현을 전달하고 표출하는 연습 중 하나가 ‘글을 공유하는 경험’이라 생각해요. 그리고 어딘가에 자꾸만 나의 이야기와 생각을 ..

[삶을 위한 수업] 오연호

30대 중반이 넘어가고 있을 때쯤, 스스로에게 질문들을 던지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삶을 꿈꾸고 살아가고 있나?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정해진 순서와 과정 속에 있었던 10대 학창 시절부터 20대 중후반 대학 졸업 후, 독립을 해야만 한다는 초조함에 휩쓸려 급하게 사회생활을 시작하게 되었고 여기까지 왔습니다. 심각하게 고민해 볼 여유도 기회도 많지 않았던 것 같아요. 오로지 계속되는 경쟁과 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 것이, 좋은 대학 좋은 직장에 들어가는 것이 성공한 인생으로 가는 길이라는 사회적 통념과 교육과정 속에서 자라온 탓도 있을 겁니다. 그렇기에 본인의 삶에서 혹은 우리나라 사람 다수의 삶에서 자신을 행복하게 하는 일, 진정 원하는 삶을 발견하고 만들어 가는 경우를 찾기란 참 힘든 ..

[모순] 양귀자

블로그에 올린 35권의 책 리뷰 중에서 소설은 14권이고 나머지는 인문학이나 실용서입니다. 저의 독서 취향은 소설보다는 인문 쪽에 조금 더 편중되어 있습니다. 지금 서있는 이곳의 탄생과 기원에서부터 발전하여 어떻게 현재까지 왔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어느 정도 해소시켜 주는 게 인문서입니다. 소설은 마치 멀티버스를 유람하는 것처럼 다른 시공간, 현실인 듯 현실이 아닌 것 같은 타인의 삶을 들여다봅니다. 소설 속 주인공으로 빙의하여 그 앞에 놓인 선택을 해볼 수 있습니다. 나라면 이렇게 할 거야 이런 삶을 살겠다 미래를 그려보기도 합니다. 독자로서 두 부류 모두 매력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P.304 작가란 누구인가. 아마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답변이라면, 작가란 주어진 인생의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현실을..

짧은 이야기, 긴 생각(80초 생각나누기) / 이어령

88 올림픽 개폐회식 기획자, '벽을 넘어서'라는 슬로건을 만들고 '굴렁쇠 소년'을 전 세계에 각인시킨 사람은? 바로 '시대의 지성'이라는 타이틀로 불리는 故이어령 선생입니다. 올해 2월 향년89세로 영면하셨습니다. 포털사이트 에 나오는 그분의 커리어는 정말 대단합니다. 신문사 논설위원, 대학교수, 문화부 장관 등등 다 읊기도 벅찰 정도입니다. 이런 분의 책을 왜 여태껏 한 권도 읽지 않았을까 자문하다 "짧은 이야기, 긴 생각"란 책을 집어 들었습니다. 예전에 KBS 프로그램으로 방영되었던 '80초 생각 나누기' 75편을 모아 엮은 에세이입니다. 작가께서 이렇게 책소개를 하셨다고 해요. "80초의 8자를 눕혀보세요. 무한대의 기호가 되지 않습니까? 80초의 짧은 순간에 무한하고 영원한 의미를 담은 것입니..

삶이 허기질 때 나는 교양을 읽는다 / 지식브런치

배움과 지식 쌓기를 즐기는 편입니다. 평균보다 큰 사이즈의 머리를 가지고 있어 뭔가 계속 채우고자 하는 욕구가 있나 봅니다. 재밌게 읽었던 "지대넓얕(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도 그렇고 이번에 읽은 "삶이 허기질 때 나는 교양을 읽는다" 모두 인문서적입니다. 차이점을 찾자면 지대넓얕은 우주와 지구의 탄생부터 현대까지 아우르는 방대한 이야기라면 "삶이 허기질 때 나는 교양을 읽는다"는 지금의 상태나 결과가 있게 된 역사적인 이유들을 알려주는 책입니다. 총 다섯 개의 장으로 나눠져 있어요. 1장 세상을 보는 감각이 달라지는 다정한 교양 수업 2장 식탁 위 대화가 풍성해지는 식문화 속 세계사 3장 교양인이라면 꼭 알아야 할 이토록 불편한 진실 4장 충격과 반전을 넘나드는 뜻밖의 역사 5장 1퍼센트 ..

그 책의 더운 표지가 좋았다 / 이솔로몬

언제부터인가 노래로 대결을 하는 티브이 프로그램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하루에 한 개 이상씩은 편성이 되어 있는 거 같아요. 포맷이 비슷하다 보니 웬만해서는 채널 고정이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그런데 얼마 전 채널을 돌리다 귀에 들어오는 가수의 목소리에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복면가왕”이었고 노래 제목은 From mark(원곡:하동균). 누군지 궁금해서 계속 봤어요. 그분은 “이솔로몬”이라고 종편 음악 경연 프로그램에서 입상한 가수였어요. 허스키한 중저음에 힘 있는 소리가 퍽 마음에 들었습니다. 알고 보니, 20대 초반에 등단한 시인이고 계속 글을 쓴다는 사실이 흥미로웠습니다. 문득 어떤 글을 쓰는지 궁금해져서 바로 출판한 책을 찾아 읽어 보았습니다. 150여 쪽의 길지 않은 산문집입니다. 시인, 문..

우리는 언젠가 만난다 / 채사장

채사장님의 인문학 저서를 찾아 읽기를 좋아합니다. 지대넓얕 시리즈부터 열한 계단에 이어 이번에 읽은 '우리는 언젠가 만난다'까지. 우주의 기원과 인류의 역사를 아우르는 방대한 이야기를 다 이해할 수는 없습니다. 제 자신조차 속속들이 알지 못하는 게 사람입니다. 그래도 인문학, 인간과 인간의 근원 문제 및 인간의 사상에 대한 고민과 사유는 참 유의미하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누구이고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현실의 찌든 지금, 잠시나마 본질과 존재를 탐구할 기회를 주는 거 같습니다. 답을 찾기 힘든 그런 생각을 즐기는 개인적인 흥미도 있고요. 우리는 언젠가 만난다 솔직히 저자에게 묻고 싶습니다. 책 제목을 이렇게 한 이유가 무엇인지. 마지막 장을 다 넘겼지만 그 이유를 희미하게라도 찾지 못했어요. 상당히 ..

페스트 / 알베르 카뮈

2020년 초, 세상에 없던 신종 역병이 창궐했습니다. COVID-19, 생소하기 그지없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장악하고 말았습니다. 그로부터 거의 3년이 다 되어 갑니다. 마스크는 신체의 일부가 된 지 오래고 지인이 감염됐다는 소식에도 의연해졌어요. 그야말로 위드 코로나, 병균과 일상을 함께해 나가는 시대입니다. 인류는 그간 발전시킨 기술과 의학의 힘으로 난관을 극복해나가고 있습니다. 현재와 맞닿아 있는, 현재와 똑 닮은 소설이 있습니다. 프랑스 작가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입니다. 페스트는 흑사병으로 불리기도 하는 중세 유럽을 휩쓴 무서운 전염병이죠. 세계적으로 1억 명이 넘는 사망자를 냈다고 하니 그 위력은 코로나의 기세를 훨씬 뛰어넘는다 할 수 있습니다. *페스트 : 쥐벼룩에 의해 인간..

전기뱀장어의 꿈으로 튀긴 팝콘 / 석아산

블로그를 시작한 지 어느덧 1년이 되었습니다. 솔직히 애드센스 수익으로 용돈벌이가 목적이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다른 의미가 더 커졌습니다. 어떤 주제로든 글을 쓰고 포스팅을 할 때마다 느껴지는 성취감과 내 안의 것들을 표출하면서 해소되는 부분이 크다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또 한 가지는 100분 좀 넘게 구독하고 있는 이웃 블로거 분들입니다. 일상, 여행, 주식, 책 등 다양한 주제의 블로그를 운영하시는 이웃들이 많으세요. 전업 블로거도 계시지만 대부분은 사이드잡 개념으로 하시는 분들인 거 같아요. 얼마 전 피드에 올라온 이웃의 새 글을 보러 들어갔습니다. 작가이신 블로거께서 새 책을 출판하셨는데 이벤트로 책을 보내주신다는 겁니다. 망설이지 않고 바로 댓글을 달았어요. 책 욕심이 조금 있어서... 며칠 뒤..

문학동네 어린이 문학상 대상 - 긴긴밤

누군가의 책 추천에 유난히 눈과 귀가 반응하는 편입니다. 이웃 블로거께서 읽고 올리신 책 리뷰를 보고 마음에 들면 메모해 두었다가 찾아 읽곤 합니다. 얼마 전에는 아내가 어디서 "긴긴밤"이란 책 추천을 보더니 읽어보고 싶다 했습니다. 바로 주문을 해서 다음날 책을 받았습니다. 책 표지에 어린이문학상 대상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어린이 문학? 갸우뚱했어요. 어른이 봐도 흥미로울까 하는 물음표가 떠올랐거든요. 허나 그 물음표는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긴긴밤”은 어린이 문학이지만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울림이 있는 이야기였습니다. 긴긴밤은 코뿔소와 펭귄의 이야기에 빗댄 우리 삶의 이야기, 수많은 상실과 좌절의 오늘을 버티고 내일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줍니다. 흰 바위 코뿔소 노든은 안전한 삶이 보장된 ..

반응형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