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저녁으로 아직 쌀쌀하지만 낮에는 포근하여 산책하기 좋다. 회사 점심시간에 바깥 공기 좀 쐬고 싶어 근처 공원이며 주택가를 거닌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하루 종일 삭막한 사무실에서 봄이 왔는지 가는지도 모르게 일만하는 비극이 발생할지도 모를 일이다. 4월이 시작한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았는데 벚꽃이 만개했더라. 어두운 회색빛 빌딩 숲 속에서도 따스한 분홍빛으로 존재감을 내뿜는 벚나무들. 그 분홍빛 아래 삼삼오오 무리지은 오피스워커들이 셀카를 찍으며 도심 속에서 봄을 맞이하고 있다. 나도 하마터면 휴대전화를 꺼내들고 벚꽃이 주인공인, 내가 나오는 사진을 찍을뻔 했다. 그 사진은 주말에 가족들과 한강 나들이에서 찍기로 하고 카메라 어플을 닫는다. 사무실 근처 빌라촌을 생각없이 걷다가 산 속 절에서 봤던 ..